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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구석구석 돌아댕기기

밴드 오브 브라더스 속 그곳: 벨기에 바스토뉴 101 에어본 박물관 여행 후기

by 알프스도토리 2025. 3. 20.

아르데네스 숲에서 죽은 에어본 전사자들을 위한 위령비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나온 인물들도 있어서 마치 아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 이상했다.. )

 

밴드 오브 브라더스 속 그곳! 벨기에 바스토뉴 전쟁 박물관 탐방기 

오늘은 작년에 부활절 휴가 때 다녀온 벨기에 바스토뉴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 부부는 역사 이야기를 시작하면 밤새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역사 덕후 들인데, 아저씨는 특히 1.2차 세계 대전 역사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나는 잘 모르지만, 무기 이야기를 할 때면 아저씨는 눈이 반짝반짝한다. 마치 내일 당장 사러 갈 기세.. ㅋ)

운명적으로 독일에 살게 되면서 그토록 바라던 박물관이며 미술관등등 역사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듣고, 만지고 살게 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벨기에 바스토뉴 여행도 우리에 로망 실현 여행 이였다. 

 

📍 벨기에 바스토뉴 

내가 바스토뉴라는 지방을 처음 알게 된건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였다. 한겨울 숲에서 독일군과 대치하고 있던 연합군, 노르망디 상륙 작전 성공으로 독일로 계속 전진하던 연합군을 독일군은 이곳 바스토뉴에서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던 곳이다. 2차 세계 대전중에 가장 치열했던 전투라고 말하는 벌지 전투(Battle of the Bulge)가 벌어진 곳.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나오는 인물들이 실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 속에서 바스토에 아르데네 숲에 겨울은 정말 추워 보였는데, 실제 fox hole 도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고, 여행을 가기 전부터 우린 너무 설렜다! 벨기에라는 나라는 유럽 내에서도 작은 나라이고 초콜릿?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아는 정보가 없어서 관심 밖에 나라였는데, 바스토뉴가 벨기에에 있다고 하니 얼떨결에 벨기에로 여행을 가게 돼버린 나.. ㅋ 

 

벨기에 도착후.. 살짝 구름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던 날씨 바스토뉴 지방은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미텐발트에서 바스토뉴까지는 대략 차로 8시간 걸리는데, 아저씨 혼자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 아직 장거리 운전은 무서운나.. ) 중간 지역인 하이델 베르크에서 하루를 묵고 이틀에 걸쳐서 벨기에로 향했다. 

벨기에 도착 하니 그때부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푸른 목초지가 펼쳐지고 독일이랑은 조금 다른 형태에 집들이 나오니 그때서야 다른 나라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날씨는 4월 중순이라 여전히 쌀쌀하지만 햇살은 봄기운이 있어서 나쁘진 않았다. 벨기에 남부는 프랑스어권이고, 수도가 있는 브뤼셀은 북부 네덜란드어 권인데, 바스토뉴는 룩셈부르크와도 멀지 않은 남부 쪽이라 여전히 프랑스어권 지역이었다. 

 

101 에어본 박물관

 

🪖 101 에어본 박물관 ( 101st Airborne Museum) 

  • 위치: Avenue de la Gare 11, 6600 Bastogne, Belgium
  • 운영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 입장료: 성인 €10, 어린이 €6

 

바스토뉴에 도착하자마자 에어비엔비 숙소에 짐 풀고 바로 간 곳은 101 에어본 박물관 이였다. 우리가 간 시간은 오후 4시쯤이었고, 입장권은 박물관 입구에서 바로 구입했다. 카드 결제 가능한 곳이다. 아는 사람만 온다는? 그런 느낌이어서 인지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해서 온전히 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곳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나온 인물들이 속한 부대, 전설적인 부대라는 101 에어본의 바스토뉴에서의 작전과 업적을 기록 하고 보관해놓은 박물관이다. 사실 건물 외관으로 봤을 때는 아담한 사이즈여서 박물관 자체에 대한 기대는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전시해 놓은 전쟁 물품들이며 실제 드라마에서 나오는 인물이 썼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고, 지하에는 바스토뉴가 폭격당할 때 일반 시민들이 지하 벙커에서 느꼈을 실제 폭탄 소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는 등 ( 너무 사실적이라,, 심장 약하신 분들은 조심하세요..) 생각보다 박물관 자체에 볼거리가 많아서 상당히 만족했던 곳이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 포 앞에서 좋아하는 아저씨

 

 

 

 

101에어본이 낙하산 타고 내려온것을 재현

 

 

 

 

 

 

마무리.. 

101에어본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을 보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실제로 이곳에서 싸우고, 다치고, 목숨을 잃은 이들의 흔적이라는 사실이 더욱 깊게 다가왔다. 드라마나 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처절함이, 박물관에 남아 있는 누군가의 물건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이제는 우리가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지만, 당시의 군인들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이어졌을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 속에서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만약 내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어떻게 버텼을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독일에 살면서 더욱 피부로 느끼는 것은, 2차 세계대전과 나치 정권이 유럽에 끼친 엄청난 영향이다. 독일에서는 지금도 주기적으로 나치 정권과 전쟁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뉴스가 방영된다. 또, 주변의 독일인들에게서 그들의 윗세대가 전쟁을 어떻게 겪었는지 직접 듣게 되면, 단순히 책으로만 접했던 역사와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래되었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은 또 한 번 큰 타격을 받았고, 독일의 물가는 그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한쪽에서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럽. 이 대륙은 인간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많은 전쟁과 붕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사람들은 끊임없이 재건을 반복하며 자신들의 역사를 지켜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한국인으로서 우리 역사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누군가 벨기에로 여행을 간다면, 나는 꼭 바스토뉴를 추천하고 싶다. 이 작은 도시는 2차 세계대전의 박물관과 역사적 현장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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