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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구석구석 돌아댕기기

비엔나 중앙묘지 음악가 묘역 방문기|베토벤·모차르트·슈베르트 묘지에서 느낀 감동

by 알프스도토리 2025. 4. 21.

비엔나 중앙묘지 음악가 묘역 방문|베토벤·모차르트·슈베르트 묘지에서 느낀 감동

 

1. 프롤로그 –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서의 특별한 하루

비엔나는 제가 유럽 여행에서 첫 번째로 갔던 여행지였다. 음악 전공을 하고 비엔나는 나에게 좀 더 특별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어릴 때 즐겨 봤던 역사 만화책에서 봤던 비엔나 음악가 묘지와 크림이 같이 나오는 자허토르테 모습은 나에게 비엔나는 꿈에 도시 이미지가 있었다. 첫 번째 비엔나 여행에서는 일정상 아쉽게도 국립묘지를 못 갔지만, 두 번째 방문 때 드디어 갈 수 있게 되었다.

비교적 비엔나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시티에서 버스를 타고 국립묘지로 향했다.

 

 

음악가 묘지가 있던 비엔나 중앙 묘지 입구

2. 비엔나 중앙묘지(Zentralfriedhof) 소개

 

Simmeringer Hauptstraße 234, 1110 Wien, Austria

 

중앙묘지 · Simmeringer Hauptstraße 234, 1110 Wien, 오스트리아

★★★★★ · 공원묘지

www.google.com

 

처음 비엔나 중앙 묘지를 가려고 교통편을 보고는 너무 놀랐다... 왜냐면 중앙 묘지 내 구역별로 정거장이 나뉘어 있었기 때문.. 

그만큼 굉장한 규모의 공동 묘지라는데 일단 놀라고, 공동묘지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으스스하지 않은 분위기 라는것. 

잘 조성된 공원이고 오래된 가문들에 공동 비석이나 묘들 보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공동 묘지를 여행? 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곳 중앙 묘지에 300만 명 이상이 묻혀 있다고 한다.. 
Tip: 음악가 묘지를 가실 분은 제 2문에서 내리세요! 묘지가 너무 넓다 보니 꼭 지도를 참고해서 원하는 구역을 찾아가는 걸 추천드려요!

  • 📍 위치: Simmeringer Hauptstraße 234, 1110 Wien, Austria
  • 🕒 운영 시간:
    • 3월 1일 ~ 10월 31일: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 11월 1일 ~ 2월 말: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정확한 시간은 홈페이지를 확인하는게 좋을 거 같아요!) 
  • 💰 입장료: 무료
  • 🚋 가는 방법 (교통편 꿀팁):
    • S-Bahn S7 → Zentralfriedhof 역 하차
    • 71번 트램 → Zentralfriedhof 2. Tor 하차 (제2문이 음악가 묘역과 가까워요!)

입구에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이 팻말이 나온다

3. 음악가 구역(musiker) 

 

묘지 제2문(Tor 2)을 통해 여러 다른 웅장한 비문이 있던 가문의 묘들을 지나가다 보니 musiker라는 팻말이 보인다.
그러고 나서 왼쪽으로 살짝 들어가면, 가장 먼저 모차르트 기념비가 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베토벤, 오른쪽으로 슈베르트가 보인다. 음악교과서에 나왔던 전형적인 모습. 책에서 많이 봤던 장면 이었지만 실제로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악보로만 만났던 음악가들이 내 앞에 무덤 속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니.. 이 사람들도 (영혼이 있다면) 동양에서 온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 생전에 베토벤 슈베르트는 내가 음악을 통해서 생각했던 그런 사람들이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 

나는 베토벤과 슈베르트에게 꽃 화분을 두고 왔다. 

작고 소중했던 내 꽃 화분.. 아직도 있으려나?

 

음악가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우습지만, 슈베르트 무덤에 상대적으로 꽃화분이 덜 놓여 진게 내심 맘에 걸렸다.. 

모차르트는 가무덤인걸 알아서 그런지 별 감흥은 없었다. 

 

 

조금 더 들어가면 브람스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묘도 만날 수 있다. 피아노 전공이라 요한 슈트라우스 곡을 칠 일은 없었고 브람스 곡은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에 비해 경험이 적어서 약간 낯가렸음.. 그래도 인사? 드리고 공동묘지?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다시 비엔나 시내로 갔다. 

 

마무리.. 

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묘를 방문 하러 간다는 게 어떻게 생각하면 괴상한데, 막상 묘지를 보고 오니, 이 사람들이 정말 한때 나와 같은 인간? 이였다는 사실을 바로 체감하게 되고, 또 나는 이 사람들이 실제 살았을 때 겪었던 시련이나 고통들이 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고, 그 사람들의 음악도 다르게 들릴 거 같다. 유럽에서든 뉴질랜드에서는 이곳은 공동묘지가 혐오스러운 이미지도 아니고, 꺼려하는 장소도 아니기에 나는 가끔 공동묘지를 가는 걸 좋아한다. 뉴질랜드에서도 웰링턴 학교 내에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머리가 복잡하고 연습이 손에 안 잡히는 날에는 공동묘지 한 바퀴를 돌면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묘비를 한참동안 드려다 보곤 했었다. 그럼 희한하게 내 안에서 다시 해보자 하는 그런 마음 같은 것이 생겼는데,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인 것 같다. 

베토벤은 젊은 나이에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굴복 하지 않고 작곡을 이어 갔는데, 책으로 읽을 때는 이게 도통 현실감이 없었다. 근데 이렇게 베토벤 묘비에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니, 내가 만약 지금 청력을 잃어 가는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베토벤에 인간으로, 음악가로서의 고통이 어떨지 조금이니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클래식을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가보기를 추천하면서 오늘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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